편의점 알바의 밤, 도시의 리듬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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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안녕하세요, 오늘도 공부하는 GS건축사사무소입니다.
최근에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편의점의 밤

늦은 밤 편의점은 안성탕면, 너구리, 신라면 빈 봉지처럼 납작해집니다. 우유팩이나 삼각김밥처럼 유통기한에 쫓기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당근주스는 당근주스를 견디며 붉은 색을 띠고, 누군가 두고 간 비닐우산은 벽을 견디며 바닥을 적십니다.

길 건너 은행의 ATM 코너 덕분에 반짝이지만, 분리수거 투입구는 붐빌 대로 붐빕니다.

여친의 음악과 알바의 일상

야경 속 새떼가 눈에 띄지 않지만, 하바롭스크에서 보낸 여친의 선곡은 ‘끼노, 빅토르 최’의 <8학년 여학생>입니다. 이어폰의 음소거 버튼을 누르고 담배 한 갑을 건네는 순간, 거스름돈을 잡아채는 자동차의 경적이 울립니다.

여기서 누가 또 이 야심한 밤에 스키드마크를 그리는 걸까요?

시급 7,530원, 알바가 똑딱이는 볼펜 소리는 과묵한 문지방과 같은 일곱 평 반의 소리입니다.

마무리

마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대한민국의 약 5만 8,000여 점의 편의점 중 하나를 시인이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과거의 밤은 달이나 별이 지켰다면, 이제는 편의점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편의점 상품들은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 냉동실에 보관된 것처럼 차갑고, 감정이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의 수많은 작은 이야기가 모여 우리의 삶을 채워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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